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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 페트라, 인디아나 존스가 되어 고대의 시간을 탐험하다 붉은 사암 계곡 너머, 바위에 새겨진 문명과 마주한 하루의 기록어릴 적 인디아나 존스의 모험을 보며그 속 ‘잃어버린 도시’가 정말 존재할까 상상했었습니다.그리고 언젠가 그 상상이 현실이 되었습니다.중동 요르단의 붉은 사막에 감춰진 고대 도시, 페트라(Petra).그곳은 단순한 유적지가 아니라거대한 바위산 사이로 타임머신을 탄 듯2000년 전 문명으로 들어가는 입구였습니다.모래먼지 날리는 협곡을 지나장엄한 보물창고(알카즈네)가 모습을 드러낼 때,나는 비로소 ‘모험’이 아니라‘경외심’이란 감정을 처음으로 느꼈습니다.시크 협곡, 문명과 시간의 틈을 걷다페트라의 입구인 시크(Siq) 협곡은높이 80미터에 달하는 붉은 사암 절벽 사이를1.2km 가까이 굽이쳐 이어집니다.햇살은 절벽 위에서 실처럼 떨어지고,바위 표.. 2025. 7. 7.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사막, 하늘과 땅이 맞닿은 꿈같은 세계 세상의 끝이라 믿었던 그곳, 하늘이 발 아래 펼쳐지는 순간 나는 현실을 의심했다처음 우유니(Uyuni)라는 이름을 들었을 땐단지 '볼리비아의 유명한 관광지'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하지만 직접 그 땅을 밟고 나서야 알았습니다.이곳은 풍경이 아니라 경험이고,자연이 아니라 기적이라는 걸요.끝도 없이 펼쳐진 소금 평원,하늘을 그대로 비추는 거울 같은 대지,그 사이에서 나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처음으로 넘나들었습니다.소금사막의 시작, 단 하나의 하얀 세상우유니에 도착한 첫날,끝없이 펼쳐진 하얀 소금 평원에 발을 디뎠습니다.멀리 수평선은 보이지 않고빛에 반사된 대지는 마치 바다처럼 흔들렸습니다.그곳엔 나무도 없고, 그림자도 없고,소리조차 멈춘 듯했습니다.오직 하얀 바닥과 푸른 하늘만이온 우주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2025. 7. 7.
산티아고 순례길, 800km를 걸으며 마주한 진짜 나의 얼굴 걷고 또 걷는 30일, 풍경보다 깊이 남은 건 조용한 마음의 울림이었다스페인 북서부에 위치한 ‘산티아고 순례길’은한 걸음, 한 걸음이 기도이자 성찰인 여정입니다.800킬로미터라는 거리는단지 발로만 걷는 길이 아니라머릿속 생각과 마음속 기억을조용히 정리하는 시간입니다.나는 이 길 위에서세상의 소음에서 벗어나처음으로 ‘진짜 나’를 만났습니다.시작점, 생장 피에드포르에서 느낀 설렘과 두려움프랑스 생장 피에드포르에서산을 넘어 스페인으로 들어가는 첫날.순례자의 여권을 받아 들고숄더백 안에는 설렘 반, 걱정 반이 섞여 있었습니다.“내가 과연 800킬로를 다 걸을 수 있을까?”“무언가를 찾을 수 있을까?”하지만 그 길에 들어선 순간,답보다 중요한 건‘질문을 안고 가는 용기’라는 걸 느꼈습니다.아침의 빵 냄새, 저녁의.. 2025. 7. 7.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히말라야의 품에 안겨 진짜 나를 만나다 해발 4,130미터, 거대한 산 앞에서 나는 너무도 작았고 그래서 더 자유로웠다히말라야는 사진이나 다큐로만 보던 세계였습니다.하지만 어느 날, 삶이 무겁게 느껴질 때문득 이 산의 품에 안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그렇게 찾은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해발 4,130미터의 그곳은숨이 찰수록 마음은 비워졌고,경사가 가팔라질수록 내 안의 감정은 오히려 단순해졌습니다.이 글은 ‘정상’이 아닌 ‘존재’ 그 자체를 느꼈던히말라야와 나의 조용한 만남의 기록입니다.포카라에서 시작된 작은 걸음네팔의 도시 포카라(Pokhara)는ABC 트레킹의 출발점이자배낭여행자들의 마음을 쉬게 하는 곳입니다.평화로운 페와 호수 옆을 걸으며트레킹을 앞둔 긴장과 설렘을 동시에 품었고,가벼운 티벳차 한 잔과 함께나는 이 길을 정말 .. 2025. 7. 6.
헤밍웨이가 사랑한 도시, 쿠바 아바나, 천천히 걷는 산책의 기록 바람과 럼, 글쓰기와 음악 사이에서 헤밍웨이가 머물렀던 도시를 따라 걸었습니다쿠바 아바나는 단지 수도가 아닙니다.그곳은 한때 헤밍웨이의 집이었고,그가 사랑했던 사람들과 풍경, 술과 문장이 함께 머물렀던 도시입니다.한 문장 한 문장에 쿠바의 바람이 불던 그 작가처럼나도 아바나의 거리 위를 천천히 걷고 싶었습니다.빠르게 소비하는 관광 대신,헤밍웨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아바나를 따라가 본 산책의 기록입니다.엘 플로리디타에서 시작된 아바나의 향기아바나 구시가지 오비스포 거리 끝에 위치한엘 플로리디타(El Floridita)는‘모히토는 보데기타에서, 다이끼리는 플로리디타에서’라는헤밍웨이의 말로 유명한 바입니다.그곳에선 지금도 그가 앉았던 자리에청동 동상이 자리하고 있고,바텐더는 여전히 칵테일을 쉼 없이 흔듭니다.나.. 2025. 7. 6.
고흐의 발자취를 따라, 프랑스 아를과 오베르 쉬르 우아즈 여행기 그림보다 선명했던 풍경, 고흐가 사랑하고 외로워했던 그 두 도시에서 나를 마주하다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을 좋아하게 된 것은그의 색 때문이 아니라, 그의 고독 때문이었습니다.그가 머물렀던 프랑스 남부의 아를(Arles)과생의 마지막을 보냈던 오베르 쉬르 우아즈(Auvers-sur-Oise)를직접 걷고 나서야그가 왜 그렇게 강렬한 색으로 세상을 그렸는지를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햇빛이 사납게 내리쬐는 아를의 노란빛아를은 생각보다 작고 조용한 도시였습니다.하지만 햇빛만큼은 눈부셨고,그 빛은 고흐의 캔버스를 그대로 덮은 듯했죠.노란 카페 테라스가 있는 광장에서그가 그렸던 "밤의 카페 테라스" 속 장면을 그대로 마주했을 때,마치 그림 속으로 걸어 들어간 느낌이 들었습니다.또한 론 강변을 따라 걷다 보면별이 흐.. 2025. 7. 6.